롯데백화점 직무급제 동의 절차 논란… 노조 “공개 기명투표는 원천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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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추진 중인 직무급제 전환 과정에서 진행된 직원 동의 절차가 공개 기명투표 방식으로 강행돼 “반민주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지회는 17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번 입력과 실명 기재를 요구한 동의 절차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원천 무효”라며 고용노동부의 강력한 조사와 행정지도를 촉구했다.

▲  17일 오전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롯데백화점의 반민주적 취업규칙 변경 투표방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선규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롯데는 직무급제 도입 과정에서 실명 기재를 강요하며 찬반 의사를 밝히게 했다”며 “이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반대 의사를 표할 수 없도록 만든 꼼수”라고 규탄했다. 그는 “성과가 낮으면 직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포함돼 사실상 퇴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반노동적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선규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이 직무급제 도입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노동적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직급이 강등될 수 있는 불이익한 변경에 어느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하겠느냐”며 “회사가 실명을 요구한 이유는 투표가 부결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노동자의 약자를 악용하는 행태”라며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노동부가 나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홍창의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노동부가 나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금주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면세점지회장은 “지난 7월 면세점에서도 근로자위원 선출을 간접선거로 바꾸고 회사가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 수 있는 절차를 강요했다”며 “백화점 사태 역시 계열사 전반에 퍼져 있는 반민주적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가 불리한 제도를 도입할 때는 반드시 비밀·무기명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 법인데, 롯데는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행정당국의 강력한 시정 명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금주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면세점지회장은 롯데 계열사의 만연한 반민주적 행태를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성훈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지회장은 “윤석열 정권의 계엄 기도는 시민들의 힘으로 막아냈지만, 기업 현장은 여전히 봉건적”이라며 “롯데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 절차를 기명 공개투표로 강행하며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장은 민주주의가 숨 쉬는 공간이지만 일터는 여전히 오너 일가의 전횡에 짓눌려 있다”며 “노동부가 직무급제 도입 절차를 즉각 무효화하고 모든 기업에 비밀투표 원칙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성훈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지회장은 노동 현장에서도 민주주의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개 기명투표는 원천무효”, “롯데의 반민주적 투표방식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이번 조치가 백화점뿐 아니라 롯데 전 계열사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강력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훈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지회장은 
▲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고용노동청에 해당 사안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