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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노총 위원장 "노동 시간 늘려 중국 추격 따돌린다? 우매한 생각"

2026.10.02 04:30/조아름 기자 외 2명

[양경수 위원장 인터뷰]

메가특구 6년 만 '사회적 대화'

"노동 특례 저지" 의지 재확인

야근 늘려 경쟁력? "환상 불과"

7일 경사노위 복귀 결정 앞둬

"논의 장 만들어 개입력 확대"

李 노동 정책 "성장에 발목"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9월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수본 인턴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 시간이 늘면 첨단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주장은 환상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메가특구특별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최대 쟁점이 될 노동 특례를 끝까지 저지하겠단 뜻을 재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는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오는 7일에는 27년 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복귀 여부를 결정지을 임시대의원대회를 앞뒀다. 굵직한 노동 현안 앞에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큼직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노동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낸 양 위원장은 이 같은 변화를 두고 "민주노총의 개입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년 만에 사회적 대화에 나섰다.

"메가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메가특구특별법은 기업에 300개 혜택을 집중해 주고, 노동 정책은 후퇴하는 내용이 담겼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과 기간제 2+2(기간제 사용 기간 2년 더 연장)가 대표적이다. 국정 과제인 주 4.5일제 구현, 메가특구 내 비정규직 감소 방안 등이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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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기 쉽지 않은 쟁점들인데.

"경영계가 요구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나 기간제 2+2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한테 당장 필요한 제도가 아니다. 지금도 특별연장근로를 통한 연장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신청하는 경우가 드물다. 경영계는 메가특구 적용을 계기로 그동안 요구해 온 장시간 노동, 더 많은 비정규직 사용을 용이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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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중국의 기술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근로 시간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실에서 하루 2, 3시간 더 일한다고 중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건 우매한 생각이다. 야근을 많이 해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건 환상이나 다름없다. 개발 독재 시절에나 먹혔던 얘기다. 아이작 뉴턴이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었다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정립할 수 있었겠나. 노동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 창조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노동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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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특별법을 연내 처리한다는 목표다.

"메가특구에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건 빨라야 4, 5년 후다. 메가특구특별법과 노동 문제를 반드시 패키지로 처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동안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비판해 온 것도 마감 시한을 정해 놓고 그 안에 합의가 안 되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방식 탓이 컸다. 논의할 시간은 충분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5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김동명(맨 왼쪽)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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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사회적 대화 당시 노사정 합의안이 민주노총 내부에서 부결돼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당시에도 사회적 대화 참여나 진행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다. 노사 교섭만 해도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매년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이번 사회적 대화는 노동권 후퇴를 막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참여하는 만큼, 대화와 교섭뿐 아니라 투쟁도 병행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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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에 사회적 교섭 복귀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산업 대전환기 노동 현장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소외돼 있다는 문제 의식이 컸다. 정부와 기업이 노동 문제를 끌고 가는 상황에서 논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다. 다만 현재 경사노위 형태로는 참여의 실효성이 없는 만큼, 세 가지 원칙(합의제 운영 방식·산별 직접 참여·경사노위 명칭 변경)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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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복귀를 강하게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는 없나.

"정부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있지 않겠나. 하지만 우려가 있는 것과 아예 행동(복귀)하지 않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사회적 교섭 복귀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의견도 많다. 모든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시행지침을 통해 'N% 성과급'을 의무 교섭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부당하다. 노동자들의 기여가 있었기에 영업이익이 발생했고, 어떻게 나눌지 노사가 논의하자는 건 자연스러운 요구다. 독일은 이사회 절반을 노동자로 채운다. 경영 전반을 노동자들과 논의하란 취지다. 기업의 인수합병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적시한 건 더 심각한 문제다. 기업은 인수합병을 비밀리에 논의하다 갑자기 발표한다. 이미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는 경우가 많다. 구조조정 결정 이후 싸우라는 건 '늦어지는 싸움'을 하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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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입법이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정년을 늘리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거란 기업 반발에 주저하는 것 같다. 정년 연장 안 했는데 기업 일자리가 늘었는지 봐야 한다. 제조업 최고 일자리로 꼽히는 현대차만 해도 최근 5년간 1만 명의 고용을 줄였다. 정년퇴직자 자리에 신규 채용을 안 한다.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를 등식시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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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노동 정책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관세 압박이나 중국의 기술 발전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이 절대 선이었던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노동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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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위원장 재선 임기가 끝난다. 3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나.

"3선 도전을 포함해 제 진로를 밖에서 결정하고 있다(웃음). 결정된 건 없다. 아직 임기 중이다. 당장의 투쟁이나 사회적 대화에 집중하겠다."